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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코로나 선별진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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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칼럼>코로나 선별진료 참관기

K방역의 신화는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고통 속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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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백(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

 

내 앞으로 걸어오고 있는 젊은 여인이 쇳소리를 내며 기침을 했습니다. 나는 동물적 감각으로 몸을 뒤로 돌렸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의 의심 증상이 아닌가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니라고 했습니다. 오늘로써 세 번이나 선별진료를 받은 비운의 검진자가 나중에 알려주었습니다.

 

당초 나는 검진자와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둠을 가르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검진자의 직장상사였습니다. 같은 층에서 확진자가 발생되었고 검진을 받으라는 지시였습니다.

 

감염의 염려 때문에 약간의 망설임을 있었지만 늦은 시간인지라 동행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진단 키트인 면봉이 검체를 확보하기 위해서 입천장과 콧속 깊숙이 핥고 지나가면 고통에 '' 소리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후에는 헛기침이나 제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행여 동행했다가 감염이 염려되어서 처음에는 병원 현관에 있었습니다. 현관 좌우로 있는 거대한 홍송이 가로등 빛에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도 역학조사를 받으러 간 검진자가 돌아오지를 않자 선별진료실이 보이는 건물 모퉁이로 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갈수록 내 몸은 점차적으로 진료소 가까이 가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막차는 이미 끊겼고 내 몸의 움츠림은 더해만 갔습니다.

 

목도리로 얼굴을 감쌌지만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추위를 떨치기 위해서 달밤에 체조를 했습니다.

 

엎드려서 팔굽혀펴기를 과도하게 했던 것이 무리였던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겨드랑이 부분의 통증이 가을 밤 여치가 울어대듯 절려옵니다.

 

차가운 밤공기를 이기지 못한 나의 신체 내부는 콧물로써 반응했고 마스크는 이내 이들로 젖어갔습니다.

 

그러나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의문을 풀기 위해서 검진을 받고 나온 듯한 중년의 여성에게 "얼마나 기다렸어요?"하고 물었습니다.

 

"2시간 이예요"하면서 "10분도 안 걸릴 일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잡아놓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퉁명스럽게 내뱉고 바삐 사라졌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K방역의 실체가 허상이었단 말인가 하는 회의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사랑이 이루어낸 쾌거라기보다는 국민의 고통 속에 핀 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건물 앞에는 천막으로 마련된 진료실이 있었습니다. 개업집 문전에 설치된 고무풍선의 팔을 연상시키는 긴 소매 두 개가 힘을 잃어 바닥으로 축 처져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검진자들이 저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10분도 걸리지 않은 검사를 받는데 2시간이 넘도록 밖에서 떨어야만 하는 것인가? 드라이브 스루는 도대체 언제 써먹으려고 자취를 감쳤는가?

 

별의 별 생각이 들어서 진료실 가까이 가봤습니다. 텐트 안을 들여다봤는데 객을 잃은 온풍기만 열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행여 검진자들 중에 확진자가 있어서 그에 의해서 감염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서 모두 밖에서 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검진자 스스로 밖으로 몸을 내몰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동행했던 검진자가 돌아오기까지는 토요일 밤을 넘겨 일요일을 맞이한 지 30분이 지났습니다. 지하철 요금의 17배를 주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 올 때만 해도 K방역의 허상을 보는 것 같아 분노했습니다.

 

업무상 자주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았던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은 아름드리 소나무를 쳐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아침을 맞아 지난 일련의 과정을 반추했습니다. 일순간의 고독과 추위를 견디지 못한 나의 어리석음을 탓해야만 했습니다.

 

K방역 성공의 신화는 역시 의료 관계자라는 믿음을 다시 한 번 갖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은 민감한 진료를 수행하느라 옷차림이 얇아 보였습니다. 간이 천막 안은 진료 대기자와는 반대로 난방기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청춘의 시간을 묻어둔 챈 주말과 휴일 밤을 검진자와 꼬박 세우는 젊은 의사들의 불타는 의무감이 냉기를 짓누르고도 남았던 것입니다. 의료 봉사와 헌신입니다.

 

입원 환자들을 위해서 다소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실내에 근무하다가 검진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밖으로 나온 반소매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의 추위와의 싸움에서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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