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선 해남동초등학교 운영위원장   해남방송

농어촌 지역에 살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매일 같이 공통된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산다. 바로 아이들 교육 문제이다. 시골에 살며 내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혜택을 주지 못해 안타깝고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도 함께 갖고 있다.

어떻게 하면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또 무엇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 바르게 성장시켜내고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해 줄까?

하지만 지난달 28일 실망스런 소식을 접했다.

전남도의회에서 농어촌교육발전 특별법 제정을 위한 추진단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날은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을 가진 날이기도 하다.

이 모습을 본 농어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보다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또 절망과 걱정만 더 안겨 주었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의회가 결정한 학교통폐합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 즉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이 우선이라는 입장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농어촌 현실은 교육문제 때문에 기회만 되면 떠나려 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학부모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실상에 대해 더욱 심사숙고 했다면 보다 더 좋은 결정을 하지 않았나 싶다.

같은 공동체 고민을 하고 있는 농어촌지역 학부모들은 그동안 농어촌교육발전특별법에 많은 기대를 걸었고 하루빨리 법제정이 되길 학수고대 하고 있었다. 기다려도 한참을 인내하며 20여년을 가까이 기다린 것이다. 도농간 교육 불균형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말이다.

그러하기에 고단한 삶의 현장인 농촌 들판과 바다위에서 힘들어도 참고 견뎠다. 그나마 부모가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만채 교육감이 지난 4월 29일 교육현장 점검 차 해남군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학부모 대표들과 간담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더 이상 학교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어촌 사람들에게 정말 기분 좋은 답변이었다. “그래 참고 버텨보자 그리고 정부와 국회, 언론 등 힘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걸어보자”였다.

농어촌 교육발전 법률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시 한 번 전라남도와 전라남도 도의회, 전남도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볼 것을 권하고 싶다. 방법을 다시 연구해 달라는 것이다.

지금 들녘에는 바쁜 영농철이다. 작은 불빛에 기대어 늦은 밤까지 농사일에 바다 일에 눈 코 뜰 새가 없다.

우리가 오늘 고단하게 일을 해도 내일 해가 뜨면 다시 일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터에 나갈 수 있도록 농어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추력을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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