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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두륜산 미로공원사업 '엉망',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기사입력 2014.10.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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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된 나무를 뽑아내 휑한 녹색미로공원 전경    © 해남방송

    식재된 나무 일부 고사·주먹구구식 행정 ‘입방아’
    주민들 “군수 치적쌓기 혈안...아직 정신 못차려”

    해남군이 지난 2010년 세계최대 규모의 미로공원을 세우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녹색미로공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반쪽사업으로 전락해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민간자본 유치 실패로 사업비가 절반으로 줄면서 사업규모 역시 대폭 축소됐는가 하면 미로로 사용될 나무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데다 일부는 고사되어 언제 개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같은 상황에 이르면서까지 군이 사업을 강행한 것은 군수의 치적쌓기용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해남군은 지난 2010년 3월 (사)한국기록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긴 녹색미로공원을 조성해 기네스월드레코드 기록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자본 등 총 100억 원을 투자해 올해까지 전체 2만7118㎡(약8200평)의 면적에 녹색미로공원을 비롯해 어린이 카트라이더 체험장과 녹색자연치유팜 등을 조성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해남군은 1년이 넘도록 투자자를 찾지 못해 두륜산 권역을 저탄소 녹색성장형 생태관광지로 조성하겠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렇듯 미로공원사업 추진이 소강상태를 보이던 가운데 해남군은 2012년 11월 ‘녹색미로공원 기반공사가 한창’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100억 원이 아닌 50억 원(국비30억·군비20억)으로, 면적도 1만2500㎡(약3781평)으로 절반 이상이 줄었다.

    또한 공룡머리를 본뜬 관리동과 공룡몸통을 표현한 417m 미로를 설치해 2013년 완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애초 계획했던 어린이 카트라이더 체험장과 녹색자연치유팜 조성 등은 사업에서 제외됐다.

    해남군의 발표당시 지역에서는 ‘단순한 미로공원 관람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할 체험거리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처럼 해남군은 반쪽짜리 사업을 강행했지만 부실시공과 업체 선정을 놓고 법적다툼까지 일어 정상개장을 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전라남도가 공개한 2013년 해남군 정기종합감사 자료에 따르면 미로로 사용될 서양측백이 설계와 다르게 규격미달로 식재돼 3억7천만여원 상당의 재시공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로 및 녹지 경계석 163m를 시공하면서 규격 거푸집을 사용하지 않은 조잡시공과 공사계약 일반조건 위반이 드러났다.

    지난 2012년에는 시공업체가 허가받지 않은 토사채취장의 흙을 반입해 공사에 제동이 걸렸으며 당시 해남군의 관리감독 문제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었다.

    여기에 최근 관리동의 전시물 설치업자 선정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민사소송에 휘말려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녹색미로공원은 서양측백의 고사가 진행돼 새로운 나무식재를 준비 중이다. 고사된 나무를 뽑아낸 자리가 휑해 미로의 제 기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식재 적기인 올 겨울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다고 해도 전체적인 미로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2~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미로공원의 역할을 기대하기 까지는 적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로공원을 직영이나 위탁 등 어떤 체계로 운영할지, 연간 운영비가 얼마나 들지도 따져보지 않은 주먹구구식 행정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처럼 각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남군의회도 지난 10월 13~24일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미로공원에 대한 사무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의 주요취지는 ▲반토막짜리 사업 강행 이유 ▲부실시공 여부 ▲문제성 사업 지속 추진 이유 등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결과는 11월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처럼 반쪽사업으로 축소된 녹색미로공원 규모 및 개장시기를 놓고 지역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해남읍에 사는 주민 김 모씨(55세)는 “엉성한 미로만 있어 볼것도 말것도 없는 공원을 누가 찾겠느냐”며 “민자 유치를 못해 사업비가 부족했다면 포기했어야 했다"며 예산만 낭비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삼산면에 사는 박 모씨(42세)도 “군수 치적 쌓으려다 보니 이지경에 이른 것이다”며 “땅끝관광지 모노레일 사업도 민자유치 실패로 당시 부지 매입비 1억4000만원을 고스란히 군이 지불했고, 해양펜션단지 사업도 충분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해 감사원 지적을 받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혀를 찼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단순한 미로공원이 아닌 건강과 힐링의 이미지를 더해 경쟁력이 있다”며 “고사된 나무에 대해서는 곧 하자보수가 진행되며, 전시관리동 전시물 제작설치비 14억원을 투입 공사가 완료되면 내년 하반기에는 개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남방송뉴스(http://hbc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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