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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친일작품에 눈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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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친일작품에 눈먼 대한민국

박종백 유라시아평화철도포럼 해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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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백 유라시아평화철도포럼 해남본부장

광복 74돌인 2019년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한 역사적인 해이다. 광복절은 맞는 아침부터 종일 비바람이 거세다. 대형급으로 분류되는 제10호 태풍 크로사가 이날 오후 일본 열도를 통과한 영향을 받는 것이다. 광복절에 태풍이 히로시마를 강타한 것은 어쩜 우연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의 백범 김구, 독립공원의 송재 서재필, 종묘광장공원의 월남 이상재 동상에 흘러내리는 빗물은 죽어서도 치욕을 당하고 있다는 분노의 피눈물일거다. 살아생전 대한독립만을 위해서 헌신한 분을 기리기 위해서 세워진 동상의 제작자가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는 김경승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3·1운동 역사를 새긴 탑골공원 부조도 이 친일파가 제작했다.

 

친일파가 제작한 영정이 우리 화폐에도 들어가 있다. 1만 원 지폐의 세종대왕의 얼굴은 김기창이 그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세종대왕 얼굴이 사실 김기창의 얼굴이라는 거다. 두 얼굴이 90% 정도 유사하다. 세종대왕은 살아생전 어진 제작을 금지한 탓으로 진영이 남아 있지 않다. 100원 동전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얼굴도 장우성이 그린 충남 아산시 현충사의 영정을 기초로 했다.

 

음악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가곡 봉선화의 작곡가 홍난파는 조선총독부의 정책에 동조하여 대동민우회, 조선음악협회 둥 친일단체에 가담한 인물이다. 교과서에 실린 가곡 고향생각을 작사 작곡한 현제명은 음악인 중에서 골수 친일파였다. 그는 해방 후 오히려 서울대학교 초대 음악대학장이 되는 명예로운 자리까지 올랐다. 현재 중등학교 교과서는 26종이다. 대부분의 음악이 친일 음악으로 되어 있고 독립운동가는 1종 중 딱 한 곡만 실려 있다.

 

문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국화 옆에서가 교과서에 실린 친일문학의 대표주자 서정주는 주로 시·소설·잡문·평론 등을 통해 일제에 협력했다. 대부분의 내용은 태평양전쟁을 성전으로 미화하면서 학병지원 권유, 징병의 필요성과 의미를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일제의 식민정책에 동조하는 글을 썼다.

 

소설 무정으로 유명한 춘원 이광수는 조선문인협회 회장으로 협회 주체 전선 병사 위문대·위문문 보내기 행사를 주도했고, 황민화운동을 지지했으며 일제의 창씨개명 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작시한 최남선은 일본의 조선인 유학생에 학병 지원을 권유하며 학병 지원 관련 연설을 했다. 둘 다 해방 후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지만 곧 풀려나서 활동을 지속했다.

 

이런 잘못된 역사가 지금껏 이어져 온 이유는 반민특위 해체 이후 우리 사회가 친일문제를 언급하는 자체가 금기시 되어 왔기 때문이다. 김구 주석을 몰아내는데 만 혈안이 된 이승만 정권은 결국 친일 앞잡이들을 그대로 정부 수립하는 과정에서 등용했고, 일본 관동군 출신 박정희 장군은 쿠데타에 성공하면서 기득권 세력과 손잡고 장기집권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세력은 그 후 전두환과 노태우라는 신군부 집단에서도 여전히 사회 주류를 형성하며 이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 했다.

 

마치 포르투갈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쓴 장편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연상하게 한다. 한 도시의 주민 거의 모두가 전염병처럼 설명할 수 없는 집단적 실명에 걸리게 되고, 그에 따라서 빠른 속도로 붕괴되는 사회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이다.

 

아베 수상님에게 사죄드린다고 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나 위안부 성노예는 없었다는 친일 종족주의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이들의 발언은 본인들이 한 말이 친일이라는 것조차도 인식이 없는 자들이다. 일제치하 36년과 해방 후로 최소 30여 년 동안 독재에 기생하여 세력을 넓힌 친일파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친일을 전염병처럼 퍼뜨렸기 때문이다.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질 때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뭘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루카 복음서 2334절에 쓰인 것처럼 그들이 친일인 것 자체를 모르고 한 행동이었으니까 용서할 수 있다면 오히려 축복일 게다. 그러나 그들은 친일을 우월적 지위로 여기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뼈까지 친일파는 정세에 따라서 친일·친미를 반복하면서 권력과 부를 지속적으로 축척한데 반하여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재산을 잃고 성씨까지 바꿔가면서 살아가야 했다. 독립유공자 유족 6283명 가운데 직업이 없는 사람이 60%를 넘고, 봉급생활자는 10% 남짓이고, 중졸 이하 학력이 55% 이상으로써 이들은 대부분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친일파 후손의 외압에 시달려 외국으로 도피하는 처지에 있기도 하다.

 

독립운동을 하면은 3대가 망한다라는 말은 이 나라의 모순을 대변 해주고 있다. 뤼순 교도소에서 돌아가신 단재 신채호 며느리 이덕남의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이 땅에서 자부심을 갖는 것은 사치다라고 한 말이 가슴을 때린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국민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동력을 바탕으로 일재잔재 청산을 위한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 현재 전국을 뒤덮고 있는 친일작가의 작품을 서둘러 교체를 해야 되겠지만 우선은 작품이 있는 공간에 안내문으로써 널리 알려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늦었지만 미래 세대들에게 조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고 교과서에 친일행위자의 작품에 친일행적을 싣고 부록으로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해야 한다.

 

작금의 현실은 일본의 경제보복 만이 아니라 국방비 증액을 강권하는 미국의 천박한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다. 진정한 주권국가로서 나아가길 위해서는 경제력을 활성화 시키고 국가 정체성이 정의로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운동을 한 후손들이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체제로 바꿔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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