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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해남 - 그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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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투고>“해남 - 그 새로운 시작”

최 재 희(북멘토)


▲  최재희(북멘토)  ©해남뉴스
반도의 전위, 해남.

 

삼천리를 줄기차게 내달려오던 반도의 산맥이 사자봉(獅子峰)을 만들고 급히 고삐를 당겨 발걸음을 멈춘 곳, 한 발 더 내디뎠다가는 금방이라도 파도에 잠겨들 것 같은 해남의 땅 끝 마을은 그 느낌만으로도 아득하고 또 아련하다. 그러나 이는 대륙적 시각에서 끝일 뿐 큰 바다로 내달리는 시작점이자 온 대지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는 봄바람이 첫 발을 떼는 땅이 바로 해남이다. 땅 끝 자락에서 온몸가득 바다를 품어본 사람들은 안다. 수평선 너머에 대한 호기심이 주는 가슴 설렘과 해방감을, 그리고 넉넉함을. 그래서 땅 끝에 서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한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땅 끝은 자생적 인문학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해남은 곳곳이 문화적 놀이터다. 베짱이 농부네 창고 갤러리와 막걸리 주조장등에서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며, 풍류남도 프로젝트라는 기획전이 일 년 내내 열리고 있다. 곳곳에서 인문학의 난장이 벌어진다. 그 뿐인가? 해남 곳곳에선 작은 공연들이 열리며, 美黃寺 紫霞褸는 이미 미술관으로 변신을 하고 훌륭한 음악회를 연다. 茶聖이라 불리우는 草衣禪師가 주석했던 一枝庵은 어린이 평화 꼬마도서관과 숲속도서관으로 변신을 했다. 암자는 스님들의 전유물이어서는 안된다는 法忍스님의 뜻으로 개관한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一枝風流 라는 작은 음악회도 열리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해남인들을 ‘해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외지사람들은 이 해남의 저력에 대해 모두 찬사를 보낼 정도로 우리는 이미 문화적으로 인문학적으로 최전선에 서 있다. 어느 시인은 “해남 사람들은 문화적 DNA가 따로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해남의 화요일은 인문학의 날이다. 해남공공도서관에서는 1년 반이 넘도록 꾸준히 인문학 스터디가 열리며, 해남 곳곳에서 독서모임이 열린다. 매주 토요일은 청소년인문학당이 열린다. 또 도서관 전국 최초로 책을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옴마~ 도서관이 말을 해야”(이하 ‘옴마’)를 운영 중이다. 재작년 12월 초부터 시작한 ‘옴마’는 매주 화요일 단 한번 도 거르지 않고 새 ‘옴마’가 업데이트 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책 이야기. 조금 세련되지는 못한 방송이지만, 내가 읽은 책을 내 목소리로 타인에게 권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또 해남FM이 개국되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해남주민들이 직접 들려주고 제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라디오를 통한 공동체와 제대로 된 지방분권을 꿈꾼다. 올 하반기에 개국하게 될 해남방송이 출범한다면 그 의의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문학적 기반위에 제대로 된 주민자치 공동체를 꿈꾸며, 불안과 경쟁이 최소화 된 그런 해남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중심이 되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중심이 되는 자존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들이 있을까? 특히 요즈음 같은 격변의 시대는 우리가 각자의 울타리를 넘어 서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미래의 청사진을 요구한다. 먼저 인문학적 교양을 통한 민주시민으로 거듭나야한다. 한 사회를 지탱하는데 필요한 인문적 가치들 즉, 공공의 가치, 평화, 관용, 선의, 아름다움 등에 대한 존중의 능력을 일깨우고 비판 정신과 대안적 상상력 등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시민적 덕목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민주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당연히 책부터 읽어야 한다.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함께 읽기’만이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동시에 ‘나(자존)’를 깨닫고 ‘너(타자)’를 이해하게 되면서 ‘우리(공동체)’라는 비전을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민주사회를 유지할 시민적 역량’을 길러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공동체문화를 발전시킬 시민의 역량이 성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언제든지 뒷걸음 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책을 읽고 함께 공부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교양 쌓기를 넘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행위이며, 이 행위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확실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풀뿌리민주주의의 강화와 생활정치’를 통해 신뢰와 유대 공동의 문제 해결의 장으로서의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상충하는 현대사회의 갈등을 획일적인 중앙 통제 방식으로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자기지역 문제를 그 지역 주민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해결하는 지방자치, 주민자치의 문제는 새 시대의 핵심적 과제임과 동시에 변방성의 극복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땅 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반도의 전위다.

 

해남은 공동체적이고 자존적 삶을 통해 스스로 중심이 되기를 꿈꾼다. 인문학으로 무장된 시민들이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어내고 주체적으로 중심이 되어나가는, 그러면서 그 모든 과정들과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곳 땅 끝 해남. 변화의 가능성이 바로 희망이라고 한다면 이 희망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고, 바로 우리가 열어야 하는 것이다. 거대한 욕망들과 맞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땅 끝의 인문학에서 시작되고 있다. 봄바람이 시작되는 첫 번째 땅 해남에 스며든 인문학이 해남을 넘어 번지고 번져서 새날을 여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땅이 바로 땅 끝 해남이다.

 

“누가 일러/ 땅끝 마을이라 했던가./끝의 끝은 다시/시작인 것을…/내 오늘 땅끝 벼랑에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노니 / 천지의 시작이 여기 있구나.” <땅끝마을에 서서, 오세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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